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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TVN 드라마 라이브 소개

민자르 2018. 4. 1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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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온 경찰 드라마는 사건 위주의 드라마 일색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찰이 독립적 수사권을 갖지 못한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들이 수사를 독립적으로 진행하고 해결하는
대단한 공권력인 것처럼 보여져왔다.

경찰의 위대함을 강조한 대가로 국민에게
경찰에 대한 거리감과 위화감을 준 것이다.

저렇게 대단한데 왜 아직도 세상은 이 모양인가?
강한 권력엔 눈감고, 약자에겐 무자비한 결과 아닌가?
국민, 시민과 대립각 속에서 그들, 경찰을 보게 한 것이다.

[Live]는 생생한 취재를 통해,
경찰이 시민(국민)들에게 공권력으로 각인되기보단
대다수의 경찰이 이야기하는,
제복 입은 성실한 국민과 시민, 민원과 치안을 해결하는(시달리는)
감정노동자로 기억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으려 한다. 

내 아버지, 내 형제, 내 아들이 사선에 서서,
과도한 직무를 수행하고, 소소한 정의를 지켜내는 모습은
장르물적 재미와 뜨거운 감성을 선사하는,
신선하고도 진한 감동의 드라마가 될 것이다.
주변에서 툭 튀어나온 듯 생생한 주변 인물 같은,
판타지가 사라진 주인공을 통해
평범의 가치를 말하는 드라마
드라마의 최우선 가치는 공감이다.

[Live] 속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일상의 희로애락 속에 사는 나와 다르지 않은 인물들이다.
허세 있고 쪼잔하고 생계를 위해 비굴해지다가도,
가족이나 시민, 동료를 위해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다시 사선에 서는 사람들이다.
정의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상식의 선에서 지켜낼 수 있는,
막연한 이상이 아니라 단체는 물론 개인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일상의 소중한 가치라는 담론이 가능한 드라마를 만들어,
지금과 미래의 사회에 대한 희망을 말하고 싶다.
대단한 지도자, 권력자 한두 사람이 이 나라를 만들어 온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발로 뛰는 대다수 국민이 이 나라를 지키고 만들어 왔다는
뜨거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다.






한정오 (정유미)
여, 29세, 홍일지구대 시보순경 

그녀는 아버지 뒷모습을 보며 작심했다. 
오늘의 수모를 결코 잊지 않겠다. 
당신이, 남자들이, 세상 사람들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자리까지 가겠다. 


그녀는 자신을 발랄하고 매사에 열심이고, 제 의견이 분명하며, 살아온 배경에 비해 너무도 긍정적이라 여기지만, 남들은 그녀를 성과주의, 차갑고 이기적이고, 결국엔 제 주장을 펴고 마는 싸가지 없고 당돌한 요즘 기집애라고 일갈한다. 그러든지 말든지. 남의 평가에 좌지우지되는 인물이 아니다.

지방에서 보험 판매원을 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엄마는 시끄럽고 난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지켜주고 싶은, 지켜야만 하는 제 삶의 숙제 같은 사람이다. 미혼모인 엄마는 그녀 하나만을 악랄히 키웠다.  

정오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 당당하게 취업해서 능력있는 멋진 여자로 살고 싶다. 그런데, 요즘처럼 취업난이 전쟁처럼 치열한 때 지방국립대 화학과를 나온 그녀가 직장을 얻기란 쉽지 않다. 이력서를 지금껏 250여 통, 면접을 70여 번 봤지만 괜찮은 직장을 얻을 수 없었다. 첨엔 스펙 때문인 줄 알았는데, ‘여자라서’가 가장 컸다. 그녀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정정당당하게 여자끼리 경쟁해 입직할 수 있는 직업, 재량에 따라선 여자도 남자보다 승승장구가 가능한, 여성과 청소년을 도와주는 민중의 지팡이, 엄마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안 해도 되는 당당한 직업, 경찰. 이거다 싶었다.

그런데, 중앙경찰학교 동기, 상수와 혜리의 투지도 만만찮다. 청(본청, 서울청[또는 경찰청 본청, 서울지방경찰청]을 일컫는 말)으로 가려면 얘들을 이겨야 하는구나, 목이 탄다. 게다가 자신의 성과를 도와줄 팀의 사수들은 징계 받아 지구대로 온 괴팍한 꼰대 오양촌에 정년 앞둔 이삼보, 칼퇴근하는 이기적인 강남일 등 지뢰 같은 인간들뿐인데.. 대체 언제 성과를 채워, 아버지나 남자들이 무시할 수 없는 자리까지 가겠나 싶은데..




염상수 (이광수)
남, 29세, 홍일지구대 시보순경

그래, 까짓 경찰이 돼보자! 
근데, 경찰은 사명감 같은 게 있어야 되지 않나? 
사명감은 어떻게 만들지?
난 사명감보다 밥 먹고 사는 게 더 급한데..


학창시절, 공부는 그만그만한 수준, 남다르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다. 대학도 남들은 알지도 못하는 지방대 컴퓨터 학과를 들어갔지만, 당최 뭔 소릴 하는 건지 몰랐다. 적응하지 못해 군대를 갔는데, 제대 후 가보니 폐교가 되어있었다. 젠장할! 이후, 그는 제 딴엔 살아보려고 안 해 본 일 없지만, 번번이 좌절이었다.

그리고, 두어 달 전 시작한 일이 바로 만성피로를 없애는 물을 파는 일이다. 영업직 인턴 6개월만 하면 사무직 정직원의 혜택과 우리사주도 나눠주는 회사, 중소기업이긴 해도 비전 있는 회사,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간 쓸개를 다 빼고서라도 성공해 보리라, 호기가 났다. 그런데 청소부 일하는 엄마는 동료 아들이 9급 공무원인 게 부럽단다.

부러워할 게 없어, 말단 9급 공무원을 부러워하다니.. 

그런데 이번엔 성공의 꿈을 안겨준 회사가 불법 다단계로 문을 닫고, 사기죄로 몰려 경찰서로 끌려갔다. 그는 제 앞의 뽀대나는 경찰을 봤다. 엄마가 원하는 부럽고, 잘릴 일 없는 9급 공무원. 그래, 경찰이 되자. 
첨으로 공부란 걸 진지하게 해봤다. 전화도 안 받는 친구 놈, 자신의 가난을 비웃으며 떠난 여친, 모두를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그렇게 죽어라 공부해 경찰 시험에 붙었다.
근데, 이건 뭐지? 경찰학교 졸업 후 기동대근무는 그래도 멋지고 뽀대날 줄 알았는데, 그래서 현장 가는 그 날 닭장 같은 버스 안에서 동료들과 식판의 식은 밥으로 배를 채우면서도, 의지가 불탔는데..

지구대로 가면 그땐 다르겠지, 매일 이 세상의 중심에 끼고 싶어서 눈치 보던 이때까지의 비루한 내 인생도, 지금 욕설과 계란을 맞으며 스멀스멀 올라오는 무기력도 사라지고, 의미롭고 뽀대나고 희망도 생기겠지.. 상수는 꿈을 꾸는데..




오양촌 (배성우)
남, 48세, 경감→경위(강등)

제발, 누구라도, 내 인생이 깡그리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해줘.

서울 인근 촌부의 아들로 태어나, 촌에선 최고의 권력으로 보였던 경찰이 멋있어서 시험을 봤다. 근데 덜컥 합격을 했다.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이, 대대손손 남의 밭이나 갈아주며 끼니를 연명할 것 같던 그의 집안에 영광이 된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이왕 하는 경찰 생활 그는 제대로 하고 싶어 사건사고 많은 서울중심지로 상경했다. 그리고 기동대, 파출소, 형사계, 강력계, 과학수사팀(공부라면 남 일이지, 결코 내 일이 아닌 그가 첨으로 공부를 해서 경찰 내 이수 과정을 죽어라 이수했다), 다시 강력계로 자리를 옮기며 경력을 쌓았다. 희대의 절도범, 조폭 두목, 흉악한 살인범을 잡아 훈장도 몇 번 타서, 아직도 경사, 경위인 동료들과 달리 승진 시험 없이도 지금의 계급까지 올랐다. 현재, 파출소 근무할 적에 만난 아내 장미와 대학 2년생 딸,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이 있다. 

그는 분명 징계 사건이 있기 전까지 소신 있는 경찰, 유쾌하고 화끈한 남자 중의 남자였다. 동료들은 그와 파트너가 되면, 불같고 괴팍한 성격에 머리는 아파도, 한없이 든든해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양촌 인생에 큰 사건이 터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일로 아내가 별거를 요구했다. 지금도 설레는데,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럴 수 없다고, 지금의 내 방황을 이해해달라고 무릎까지 꿇고 매달렸지만 아내가 짐을 쌌다. 에이 드럽다 세상, 그래, 내가 나간다, 내가 나가면 될 거 아냐! 내가 나가야, 아내가 이 집에 있다. 그래야 다시 볼 수 있다. 빠르게 계산이 들었다. 그런데, 젠장 어디에도 갈 데가 없다. 이제는 지겨워져 버린 경찰조직에, 그것도 강등되어 발령받은 지구대밖엔.




안장미 (배종옥)
여, 50세,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수사팀장(경감)

애들도 싫고, 짐 같은 남편도 잘라냈으니, 
좋아하는 일이나 하면서, 
평온하길 바랐다. 그런데, 이 쓸쓸함은 뭐지...


한때는 촉망 받는 여경찰이었다. 순경으로 시작해 악착같이 뛰어다녀서, 일찍이 남편보다 빠르게 경감을 달았다. 입직 후 10년은 여청계의 일인자가 되거나 현장 출동이 많은 강력계에 평생 있고 싶어, 악착같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최근 십년은 요양원에 모신 친정부모, 시부모, 철없는 남편, 애들 뒷바라지 하느라 열정이 예전만치 않다.

한때는 주변에서 까칠해도 화끈하고, 쿨하고 멋진 성격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갱년기에 몸도 마음도 망가져 그저 까칠한 여자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끝나봐야 아는 인생, 그녀는 자신에게 한 번 더 약진하라 스스로를 채찍질을 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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